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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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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동백꽃

  • 작성자 양재성
  • 등록일 2025- 10- 15
  • 조회수 15

검은 동백꽃
양재성

그렇게 바다로 붉은 피 넘쳐 흘렀고
흔적 없이 사라져간 숱한 이름들
총성에 묻힌 비명과 통곡 소리
그들의 마지막 숨결을 기억하는 파도는
흰 포말로 슬픔을 끊임없이 토해내고.
몰아치는 눈발 사이로 검은 동백꽃이 맺혔다

피 묻은 꽃잎처럼 침묵에 잠긴 넋들
용암 굽이치던 다랑쉬굴 빌레못은
부서지고 뒤엉킨 유골들을 품어 안고
어린 신발과 핏물 고인 고무신을
시퍼렇게 기억하는 학살터의 팽나무

푸른 한을 품은 갯바람은
아직도 한라산 오름을 누비며
백비에 새길 이름 찾아 헤매고 있는가